블랙넛의 음악에 대해서 여자인 친구에게 물어보았다
평소 친한 여자인 친구에게 블랙넛의 섹스하고 싶어요, 물오징어, 졸업앨범을
절교당할 각오로 들려주고 그에 대한 의견을 물어보았다.
한 곡 듣더니 더 안들으려고 해서 과제때문이라고 사정사정하고 끝까지 들려주었다.
- 들어보니 어떤가?
= 미친놈같다.
- 그것 뿐인가?
= 여성을 성적 대상화 시킴과 동시에 여성 혐오적이며 그 표현도 매우 저급하다. 청소년 등의 아직 미성숙한 대상에게 끼칠 영향이 매우 우려스럽다.
- 힙합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크게 예술 그 자체로 바라보아야 한다는 관점 / 듣기 싫으면 안 들으면 그만이라는 주장 / 힙합 카테고리 내에서는 좋은 결과물이라는 주장이 있다.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 예술 그 자체로 바라보아야 한다는 점에는 심히 동의하게 어렵다. 가끔 직설적인 것을 멋으로 아는 친구들이 있는데 인류 보편적 도덕 관념에 비추어 봤을 때 이것은 멋이 아니라 해악이다. 생각없이 막 뱉는 것이 어느 누군가에게 수치심을 줄 수도 있고 정신적 피해를 줄 수도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하물며 이것은 대중 매체를 통해 공개되어 있고, 아무런 법적 제재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피해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뿐이고 유행에 민감하고 대중매체의 영향을 쉽게 받는 학생들의 가치관 형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연구 결과로도 증명된 것으로 알고 있다.
듣기 싫으면 안 들으면 그만이라는 말 역시 이상한데 분명 이에 대한 부정적 영향과 반작용이 우려되는데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치 없이 그저 묵과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또한 이것은 들어 보기 전에 선택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그저 개개인의 정신적 능력을 천편일률적으로 정의하고 그에 의존하는 일은 너무 무책임하다고 생각한다.
힙합 카테고리 안의 매니아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이해를 바라는 것은 이해하지만 극히 자기중심적인 사고방식이라 생각한다. 예를 들어 파격주의 미술가가 어린 소녀의 사타구니에 삽자루를 박아넣은 그림을 적나라하게 그리고는 '반전을 주장합니다' 라고 한다고 해 보자. 이것을 대중 매체에 아무런 제재없이 공개해도 되는가? 그 작가와 추종자들이 대중들에게 '예술을 이해하지 못하는 우매한 것들' 이라고 손가락질 하는 것 또한 옳은가? 아무리 힙합 카테고리 내의 형식적 뛰어남이 있을지언정 그 메세지가 저급하고 사회적 도덕률에 반하는 것이라면 그것을 예술로 치부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내가 알기로는 힙합은 문학의 시와 그 형식이 비슷하다고 하는데, 문학은 형식과 내용이 그 평가의 기준이 된다. 내가 봤을 때 이건 예술 아니다.
- 블랙넛은 이 노래 뿐 아니라 다른 '건전한?' 노래들도 많다. 대부분 욕설이 좀 섞인 스웨거 뮤직이긴 하지만 이런 반사회적인 경향을 적나라하게 표현한 음악은 적다. 그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 조금 법을 어겼다고 그것이 합법인 것은 아니다.
- 고맙다. 과제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할 말은 없는가?
= 딱히 할 말은 없다. 단지 이런 음악을 듣거나 만드는 것은 혼자서만 했으면 좋겠다.
----------
의견을 듣고 읽기 좋게 편집하여 씁니다.
맨날 연락하는 친군데 오늘은 연락이 안오네요 ㅎㅎ.....
글쓰기 |
zzzzzzzz친구 한명 잃은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