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힙합은 본토 힙합을 못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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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13 22:47:11

한국 힙합은 본토 힙합을 따라갈 수 없다.
한국 힙합은 본토 힙합 어설프게 배낄 뿐이다.
한국 힙합은 단지 알아먹을 수 있으니까 듣는거다.

뭐 반박하고 싶어도 반박하기 어려운 말들입니다. 저도 그렇구요.
하지만 되는데까지 반박해보려고 합니다.

한국 힙합이 발전해봤자 본토 힙합을 따라잡는건 불가능하다구요?
맞아요. 그쪽은 개개인의 기량도 너무나 다양하구요, 시장도 우리랑은 비교도 안되게 큽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티스트들의 무수한 모험이 있을 수 있어요.
그런데 그게 어떻다는거죠?

한국 힙합이 본토 힙합을 따라잡을 필요는 없는거 아닌가요?
본토 힙합을 따라 잡으면 그건 정말 아류가 되는거구요.
우리는 우리만의 오리지날리티를 창조할 수 있는거라고 생각해요.
솔직히 힙합이 미국에서 시작되었고 거기에다 대다수의 국내 아티스트들과 리스너들 모두가 본토 힙합을 접하며 힙합을 알아가는 현상의 특성상 국힙이 완전 독립을 할 수는 없겠죠.
힙합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음악을 하는 이상 전적으로 별개의 특성을 드러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생각해 볼까요?
꼬꼬면 기억나십니까? 모 프로그램에서 이경규가 만들어서 팔도에서 내놓은 그 라면이요.
그거 대박나니까 타 회사에서 나가사끼 짬뽕을 내놓더라구요.
지들이 아무리 염병을 해도 그건 꼬꼬면 보고 따라 만든거잖아요.
그런데 나가사끼 짬뽕은 전혀 밀리지 않았네요. 비슷한듯 하지만 자신만의 개성은 뚜렷한 그 맛이 원인이었겠죠.

꼬꼬면은 물론 본토 힙합이겠죠. 우리의 힙합은 선택권이 있겠네요.
여기서 우린 꼬꼬면을 보고 힙합이란 \'하얀 국물\'을 사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렇지만 우린 \'해물\'이라는 다른 무기를 장착할 수 있겠죠.
물론 똑같이 \'닭\'을 써서 기스면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경쟁력이 없잖아요.

해물이 뭐가 될지는 저도 모르고 아마 여러분들도 모를 겁니다.
하지만 전 분명히 말하고 싶네요. 지금 우리 씬에도 우리들만의 특징을 개발중인 아티스트들이 있다구요. 래퍼들 중에 제 주관으로 가리온, 피타입과 화나 그리고 마이노스를 들고 싶네요. 그들이 본토힙합에서 완전히 벗어났나요? 아니죠. 분명 특이하게 들리지만 힙합의 기초적인 요소는 다 담겨있고 때떄로 라임 구현방식과 문장 구조도 영어 문장의 형태를 취하곤 합니다. 힙합이니까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사람들은 이런 얘길 합니다. 이 분들은 본토 상위권 래퍼에 못 미치지만 특징이 뚜렷하다고. 한국이라서 나올 수 있는 플로우라고 합니다.

제가 하고자 하는 말은 굳이 외국힙합을 따라가려고 애쓸필요가 없다는 거에요. 당연히 외국힙합에서 독립하려고 애쓸 필요도 없습니다. 본토 힙합이라는 8차선 도로에 우린 묻혀가고 있지만 우린 단지 중간중간에 다른 길을 연결해서 부분부분 특성을 만드려고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코리안 힙합의 오리지날리티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본토 힙합에 못 미치는건 인정하더라도 우리들의 특징은 구현하잔 말입니다. 한국이라서 나올 수 있는 플로우를 곡을 만들면 우리 힙합의 미래가 밝지 않을까 합니다.

한국 힙합이 힙합의 후발 주자는 맞습니다.
그렇지만 열등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우린 하얀 국물 안에서 조금씩 다른 재료를 사용해서 꼬꼬면과 조금은 다른 맛을 내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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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4-12-13 22:50:30

지난번에 OVC, 지노 깐 글이 이 취지였는데 참 안타깝습니다 ^^ 영어 발음 따라가면 참도 한국의 오리지날리티가 살겠네요.

2014-12-13 23:13:03

제목이랑 내용이 반대잖아.....

WR
2014-12-14 12:37:16

사실 뒤에 물음표 넣을까 하다가 그냥 넣지 않고 적었네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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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14 05:23:27

본토힙합 잘 가져다 쓰는 랩퍼도 있어야 되고 뭔가 나오지 않은걸 연구하는 그런 랩퍼들도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우린 이렇게 달라야해! 우린 이 점을 살려야해! 이런건 없죠. 개인적으론 본토힙합 국힙합 별 다를거 없다고 생각합니다.(실력 얘기가 아님) 본토힙합 역시도 뮤지션 개개인의 개성이 있고 오리지널리티, 캐릭터 천차만별이죠. 국힙뮤지션이 추구해야할 것 입힙합으로만 해보자면 별거 없다고 생각해요. 그냥 잘하고 자기거 잘 보여주면 됩니다. \"국힙\" \'하면 이러이러이러한 특징이 있다!\' 라고 꼭 떠올려야 하나요 ㅎ.ㅎ 그냥 아티스트 들이 본인들 하고 싶은거 열심히 하고 잘 하면 그게 곧 국힙이고 국힙의 오리지널리티입니다. 아티스트들이 \'이런 음악을 국힙의 캐릭터로 만들어 내겠다.\' 이러한 사명감은 당연히 가질 필요도 없구요. 지금도 충분히 잘 해내고 있고 더 잘할겁니다

WR
2014-12-14 12:39:12

아 그렇네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사실 저도 그런부분이 글 쓰는 내내 고민이었어요. 우리만의 캐릭터라는게 어디까지 개발될수 있을까? 싶은거죠. 지금도 잘되곤 있다고 느끼지만 정확히 잡아서 개발하긴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지당하신 말씀이네요.

1
2014-12-14 11:25:39

제목만 보고 하고싶은 말이 있어서 들어왔는데, 이미 내용에 다 있네요 외힙 필요없습니다 우린 우리 랩 하면 됩니다

2014-12-14 11:35:10

11동감.

2014-12-14 11:49:23

난 영어같이발음하고 외국느낌내는거에 감탄하는데

WR
2014-12-14 12:41:45

그런것도 좋습니다. 엄연히 흑인식 래핑을 구사하면서 흑인들의 소울을 묻어나게 하는 스윙스 같은 래퍼들 없어서는 안될 존재일겁니다. 원조의 느낌 나는게 아티스트의 특징이 될 수도 있는거고 그런걸 안 좋게 보자는게 결코 아닙니다. 그저 그런건 하더라도 우리만의 캐릭터도 개발 연구 했으면 하는 바람이네요

2014-12-14 17:29:30

한국 힙합은 본토 힙합을 따라갈 수 없다. 한국 힙합은 본토 힙합 어설프게 배낄 뿐이다. 한국 힙합은 단지 알아먹을 수 있으니까 듣는거다. 3번째 줄 진심 공감 ㅎㅎ

2014-12-15 18:35:11

외국 아티스트랑 같이 작업하는 한국 아티스트 도끼랑 또 누구 있나요?

WR
2014-12-15 21:47:56

이 댓글이 여기 왜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ㅋㅋ AOMG 쪽에서 접선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직까지 들리는 소식은 없는걸로 알고 있네요

2014-12-16 02:38:36

전력은 여렷되죠 시모&무드슐라 앨범에 길티심슨이 참여한거나 타이거제이케이와 라킴 등

2014-12-17 21:52:47

정말 좋은 글이네요 로그인 하게되네요 잘 읽고 갑니다!!

WR
2014-12-19 12:50:54

감사합니다 ㅎㅎ

2014-12-19 15:02:10

흑인이 판소리 하는거랑 똑같은 이치 아닌가? 따라잡을 수는 없지만 따라잡을 필요도 없음ㅋㅋ

WR
2014-12-20 19:26:55

네 말하고 싶었던게 딱 그거에요 따라잡을 필요가 없다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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