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개뿔 차비도 없으면 뭔 의미냐 의미가 있다면 그게 대체 뭔데 의미가

나 그리고 아마도 많은 이들의 인생 앨범일
The Anecdote 감상..


야, 돈 많고 잘나가면 장땡이야. 
니가 뭘 하든 굶으면 의미없어. 
야, 다 주사위 게임이야. 
바닥에 쳐박던지 아님 위로 던져

이센스 「 주사위」 - The Anecdote

내 나이쯤 되는 사람들에게 고민이 뭐냐고 묻는다면 아마 가장 흔한 대답은 '꿈이 없다.' 혹은 '꿈과 현실 사이에 방황'이 아닐까. 나도 그런 흔한 사람 중에 한명이었고 두 번째 고민에서 나는 꿈을 선택했다. 하지만 하고 싶은 일들을 할 수 있다면 돈은 아무래도 좋다는 말은 여전히 개소리라고 생각 한다.

생존이 1순위야 오로지
이 말 했더니 대부분 다 돈은 중요치 않은거라 했지 난 놀라며 그 말에 꽂혔지만
알고 보니 십중팔구 다 살만한 집에서
나고 자라 미국 Ghetto 흉내낸 방구석 래퍼s

이센스 「삐끗 」 - The Anecdote

내가 꿈을 선택한 것은 이게 아니면 안될 것 같아서였을 뿐, 돈에 시달려 본 나에게 생존은 여전히 중요한 요소이다. 이런 내게 자신이 원하는 삶으로 성공하고 그 안에서 나와 같은 태도를 지녔던 사람의 이야기는 깊은 감명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렇게 에넥도트는 첫트랙부터 나를 사로잡았다. 삶을 대하는 태도 이외에도 앨범 안에는 많은 이야기가 있다. 랩퍼로서 현재 자신의 생활과 음악을 시작하고서 이름을 알렸던 과정 그리고 인간으로서 그의 삶까지.

이에 듣는 이마다 주된 감상은 다를지도 모르지만 모두가 한가지의 같은 의견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 감히 확신한다. 그것은 에넥도트 앨범 자체가 한 편의 작품이고, 명작이라는 것. 다양한 주제는 이야기의 흐름에 전혀 방해가 되지 않았고 물처럼 자연스럽게 흘러 간다. 그 흐름 속에는 자극적인 소재나 화려한 효과가 없음에도 재생되는 내내 늘어지는 부분 없이 감상하는 이를 몰입시키는 힘이 있다.

가끔 가장 좋아하는 앨범이 무엇이냐라는 질문에 나는 하나를 찝어서 말하지 못하고 고민하거나 여러가지 앨범들을 늘어놓고는 했는데 그런 수고를 덜어준 이 앨범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살아남자는 내 말을 
허세로 여기는 넌 절대 
내 친구가 되지 못해

이센스 「Tick Tock」 - The Anecdote

살아남은 그에겐 존경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