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라임론의 종류와 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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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6-12-04 15:37:38

먼저 라임이란 랩에서 리듬감을 살리기 위해 비슷한 발음의 말들을 반복해서 배치하여 운율을 형성하는 것이다


한국에서 힙합이 처음 들어오게 되었을 때, 사실 1세대 래퍼들은 라임에 대해 인식은 하고 있었으나
그것을 적용하는데에 있어서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러한 한국어의 라임활용에 대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래퍼들은 해결점을 찾아내게 된다.
그것이 바로 SNP라임론

SNP라임론
: 서술어가 끝에 오는 한국어 문장의 특성 상 한국어로는 다음절라임이 불가능하다는 기존 인식을 깨고, SNP멤버 피타입, 4WD, 버벌진트 등이 고안한 한국어 라임론


SNP는 한국어 라임체계의 틀을 제작하였다. 단어의 모음을 같게하면 비슷한 발음으로 들린다는 점을 인식하고, 그 점을 라임으로 사용하였다. 그렇게 탄생한 라임론을 처음으로 사용한 앨범이 「버벌진트 - "Modern Rhymes"」 EP앨범이다.


ex)
가리온 - 영순위 ( 메타 verse )


그놈이 가진건 [눈치와] 돈에 불타는 [눈빛과]
자기만 모르는 [무식함] 아냐고 물음을 [묻지마]
형제라는 말은 [듣지만] 형동생은 [무심한]
[굳이 말]하자면 이 씬의 혼을 [훔친자]

 
대괄호부분은 모두 라임이다

이것들의 모음을 보면 " ㅜㅣㅏ "로 되어있는 것을 알 수있다.

모음을 같게하면 비슷한 발음으로 들리기 때문에 이점을 이용한 것이다.

이처럼 모음을 같게해 라임을 생성하는 방법이 SNP식 라임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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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타입 라임론
: 기존에 정립된 SNP식 모음라임의 방법을 더 구체화하여 '초성, 중성, 종성'의 특징을 살려 새로 정립한 본인만의 라임론. 주로 명사에 한정되어 쓰여진라임을 조사에도 접목시켜 한국어라임의 질을 한 단계 높였다.


위와 같은 방법으로 정리함으로써 기존 모음라임론을 더욱 구체화하였다.


ex)
피타입 - I'm back


[울부짖거라], [철부지 꼬마]
연[거푸 집 떠나]가[도 굳이 떠나]가는
발걸음 [안잡았지]
돌아온 나의 꼴은 [남자답지] 않아
[난 작았지] 하지[만 차갑지] 않았던
형제들이 모여 [앉아 같이] 축배를 들어


그런데, 현재 '거의 유일한' 라임방법론이라고 할 수 있는 이러한 라임방법론에 반기를 드는 이도 있는데
대표적으로 UMC이다

+UMC 라임론
: SNP식 라임론인 압운을 거부하고, 동어반복, 음수율과 음보율을 사용한 라임


이러한 것을 토대로 맨처음 우리가 살펴본 모음위주의 라임론은 '한국어 방법론' 이라기 보다는 '영어의 방법론'을 '한국어에 적용' 시킨것이라는 것이 UMC의 주장이라고 할 수 있다.

ex) UMC - 사람들을 착하게 만들어놨더니
아이들은 3.1운동을 삼쩜일로 착각해도
성적에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으니 [행복했고]
어른들은 신문을 보면 자전걸 주니 [행복했고]
언론사는 판매부수가 줄지 않으니 [행복했다].
선거가 다가오니까 겁을 줘대기 [시작했고],
난독증의 유권자들은 겁을 쳐먹기 [시작했다].
선거가 끝나니까 겁을 안주기 [시작했고],
행복한 축구얘기에 모두가 다시 [행복했다].


위의 가사를 보면 가사가 많이 반복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UMC는 이러한 극단적인 종결형태를 반복함으로써 UMC라임론을 제시한다.

그리고 한가지 더 제시하는데, '음수율'과 '음보율'을 통한 리듬감 형성이다.


ex) UMC - 매지리 가는 버스
대충 또 살아가고/ 결혼식 몇 번 가고/
졸업/ 취업/ 연말정산 몇 번에/
시간이 지나간 걸 느낄 새도 없이
수도 없는 회식 속에 어느새 서른/ 셋/
누구는 돈 있으니 바람 피워도 잘 살고/
누구는 돈 없으니 저쪽에서 먼저 피고/
박주임/ 이대리/ 김과장도 나도/
새내기 땐 연애 그렇게 안했었는데/
낮에는 북을 치고/ 밤엔 마우스를 잡고/
하루가 1년 같던 스무 살에 만났던 너/
옆에서 하도 부추기니 별 수 없다고/
스스로 핑계대며 성적으로만 널 봤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해괴한 핑크색/
커다란 남방을 입고 유행이라며 웃던 너/
값을 매길 수 없는 너의 미소 앞에서/
술값을 계산하면서 머리굴려대던 나/


하지만, UMC 스스로도 '음수율과 음보율' 을 지키지 않는 가사가 많고 과연 발음의 유사성을 이용해 리듬을 형성하는 본래의 힙합의 리듬감을 재연해 낼 수 있을지라는 문제점이 남는것은 사실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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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라임이 과하게 배치되면 라임의 양을 강조하는 소위 말하는 "억지라임" 이 될 뿐만 아니라, 라임 모두를 살릴 수도 없기 때문에 가사의 질이 떨어진다.

ex)
불한당 - 불한당가 ( 피타입 Verse )

 
[불한당가] [불안감과] 억[울한 밤따]위 [금한다 따][분한 감각] [들 아까운가] [그 맘 다 안다] [그만 간 봐]
붉은 물 [든 한강과] 남산자락[들 안방같]은 서울 [거리] 놀이판 [벌인] [불한당 답][을 안단다]
용들 꿈[틀한다 따][분한 판 바][꿀 한방같]은 노래 받아라 [불한당가] 뒤집어 궁[금한 다음 카드]
보고 싶었던 걸 [볼테니] 자리지켜 [그 만담같]은 노랜 내 불 붙은 [볼펜이] 태우지 가[끔 한밤 다]급하게 
날 찾는 북[소리] 혼이 듬뿍 [서린] 그 [소리] [불한당가] 봐라 금마차를 탄 비[굴한 탐관] 오리
같은 [자들] 볼기[짝을] 때려 붙[잡을] 순간이 왔다 이제 [불한당과] 가자 뭣[들한당가]

하지만 불한당가 중 피타입의 가사는 라임들로 꽉 차있지만, 메시지전달면에서도 좋고, 억지스럽다고 느껴지는 라임이 딱히 없다는 생각이든다.

글을 다 쓰고나서 느낀건데 대괄호를 여러번쓰는거 되게 힘드네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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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6-12-05 08:43:03

오 잘 몰랐던건데 잘 정리해주셨네요

2020-11-05 21:27:27

대괄호 쓰는게 힘들다뇨?
2014년도에 타 커뮤니티에 제가 쓴 글 그대로 가져와놓고 힘들단 말이 나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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