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t를 처음 봤던 건 아마도 약 2년 전 QMS의 공연 때였을 것이다. 광주 출신의 음악 친구들로 이루어진 QMS는 당시 홍대 인근의 클럽가를 중심으로 공연을 하는 팀이었는데, R-est는 그중 한 명으로 무대에 올랐었다. 아직은 덜 익은 음악과 무대매너였지만, 많은 연습을 바탕으로 열정적인 공연을 보여주었던 그의 모습이 꽤나 인상적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가 새로 출범하는 언더그라운드 힙합 레이블 신의의지 소속이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고, [People & Places]라는 컴필레이션 앨범에 수록된 [Never Regret]이란 솔로 트랙에서 오랜만에 그의 랩을 접할 수가 있었다. 그 후 R-est는 역시 신의의지 소속인 Elcue의 EP 등지에 참여하며 꾸준히 실력을 쌓아왔고, 이제 Elcue, Paloalto에 이어 신의의지 소속으로서 3번째로 자신의 앨범을 발표하게 되었다. P&P 앨범 참여와 다른 피춰링 활동들이 살짝 얼굴을 비춘 것에 불과하다면, 이제는 본격적으로 자신의 음악을 알리기 위해 나선 것이다.
'What U gonna pick?'(Bootleg)
R-est의 부틀랙 앨범 [What U Gonna Pick?]은 총 10 트랙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부틀랙 앨범답게 지금까지의 결과물들을 모아놓은, 즉 R-est 자신의 음악 행보를 결산하는 의미를 가진다. R-est 특유의 차분하고 안정감 있는 톤은 여전하며, Paloalto, Elcue, DJ Jeans 등의 여러 음악 친구들이 그의 이번 앨범을 도왔다. 앨범의 문을 여는 [Slow Down]은 Dobal의 프로듀싱 위에 Soul One의 보컬과 R-est의 랩이 어우러지는 감미로운 트랙이고, 이어지는 [Sunshine Drive]는 마치 미국 서부의 어느 해변가에 누워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시원한 웨스트 사운드가 인상적인 트랙이다. 반면, [Chillim' Every Day]는 흡사 Dr.Dre의 사운드 스케이프를 연상시키는 텐션감이 일품이며, Elcue와 랩을 주고받으면서 클럽가의 행태를 비꼬는 [회색도시]는 개인적으로 앨범 내에서 베스트로 꼽는, 얼반한 분위기가 매력적인 곡이다. 이외에도, 이미 힙합더바이브를 통해 공개된 바 있는 곡으로서 현악 샘플 위에 결연한 의지를 내뱉는 [Who Am I], Paloalto의 EP 타이틀과 동명이기도 한 서정적인 분위기의 [발자국], 현 힙합씬에 대한 생각을 풀어놓은 [We've Gone Crazy] 등이 앨범에 수록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신의의지에서 발매된 지난 앨범들에 비해 더욱 성숙해진 프로듀싱이 돋보이며, 더불어 다양한 주제의 가사와 랩핑도 듣는 이들을 즐겁게 해줄 것이다. 또한 신의의지 소속 뮤지션 중 마지막으로 앨범을 발매하는 만큼, 그동안의 기다림이 헛되지 않은 앨범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R-est의 본격적인 첫걸음을 모두 주목하도록 하자!
-Track List-
Skit #1
1. Slow down(feat.Soul One)
Produced by Dobal
Lyric by 강상욱
국내에서는 비교적 듣기 힘든 스타일의 깔끔하고 세련된 트랙.
감미로운 선율과 Soul One의 허스키한 보컬이 매력적이다.
바쁘게 달려온 삶을 돌아보며 이제는 서두르지 않겠다는 가사 내용을 담고 있다.
2. sunshine drive
Produced by Kay-one
Lyric by 강상욱
마치 미국의 롱비치 해변가에 누워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트랙으로, 시원하고 부드러운 웨스트코스트 사운드가 인상적이다. 가사는 우리 모두 자기 삶의 주인이 되어 살아가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Skit #2
3.chillin' every day(feat.Triple A, Paloalto)
Produced by Primary
Lyric by 강상욱, 전상현, 정중석
닥터드레(Dr.Dre)의 근래 사운드를 연상시키는 텐션감이 일품인 트랙. 연신 긴장감이 묻어나는 비트 위로 R-est와 Paloalto의 랩, 그리고 감각적인 Triple A의 Hook이 펼쳐진다.
4.회색도시(With Elcue)
Produced by DJ-jeans
Lyric by 강상욱, 이재희